Diary
-
경청은 적절히Diary/2022 2022. 8. 20. 15:11
흔히 개발자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직업이라고 하지만,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기에 유난히 두드러져 보이는 것일 뿐이고, 사실 프로 의식을 가지고 발전을 추구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어딜 가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전에는 회사에 대한 개선 사항과 건의 사항, 불만을 끊임없이 말하는 사람들이 뭔가 있어 보여 모든 말을 경청했는데, 이제는 의도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에너지를 반만 쏟는다. 그것은 그 사람의 입장일 뿐이지 내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모든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다는 것은 지난 경험을 통해 터득한 것이다.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기면 되는데, 초년생 때는 똥인지 된장인지 분간이 안돼서 모든지 너무 진지하게 들었다. 그동안 너무나도 "억울한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배려하고 그들..
-
水曜どうでしょうDiary/2022 2022. 8. 3. 09:41
https://www.netflix.com/title/80105433 요즘 넷플릭스에서 일본어 공부 겸 재밌어서 엄청 열심히 보고 있는 '수요 방랑객'! 일본어로는 水曜どうでしょう(수요일 어떠십니까?)라는 제목이다. 일본어 선생님 말로는 水曜ロードショー(수요로드쇼)라는 방송 제목을 패러디한 것이라 한다.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겠는데, 30대 이상 일본 사람들은 거의 다 이 쇼를 알고 있어서 같이 이야기할 때 주제로 쓰기 좋다. (특히나 초반에) 엄청난 초저예산으로 진행한거라, 출연자 오오이즈미의 농담에 따르면, 카메라도 요도바시 카메라 같은 곳에서 2만 엔이면 살 수 있어 보이는 것 가지고 찍었다고 한다. 삿포로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주사위판이랑 주사위 가지고 전국을 돌아다니는데, 도무지 어디로..
-
집을 떠나오니 깨달은 것, 바뀐 것Diary/2022 2022. 7. 30. 20:47
낯선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느낀 것이 있는데, 그동안 내가 많이 응석을 부리고 살아왔다는 것을 요즘 새삼스럽게 다시 느끼고 있다. 가끔 아빠랑 대화했던 것처럼 말을 많이 하는 때가 있는데, 그러면 상대가 많이 피곤해하는 거 같아서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엔 항상 누군가와 대화하고 나서 내가 너무 힘들게 하지는 않았는지, 부담 주지는 않았는지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리고 왜 내가 미국 친구들이랑 노는 것을 좋아하는지도 알게 됐다. 이들의 풍부한 리액션과 대답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내가 원하는 정도에 가까워서 자꾸 어울리고 찾게 되는 것 같다. 어렸을 때 리액션이 많은 환경에서 자라서 그런지, 심심한 환경이나 조용한 환경에서는 쉴 때는 괜찮은데, 그게 직장이라면 힘든 것 같다. 외국어 선생님..
-
친구와 영상통화Diary/2022 2022. 7. 15. 10:20
오랜만에 친구랑 영상통화를 했다. 이것저것 근황 공유하다 보니 두 시간이나 지나가 있었다. 뉴욕 여행 다녀오고 시차 적응이 아직 안 된 참이라 통화 끝나고 바로 잠에 빠져들었다. 원래 친구나 지인 결혼식에 관심이 없지만, 이 친구의 결혼식만큼은 관심이 가서 일본 오기 전부터 어떻게 돼가냐고 가끔씩 물어봤었다. 그런데 결말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나로서는 그저 얼른 친구가 마음을 추스르고 안정적인 삶을 꾸려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와중에 내 여행 이야기를 하려니 뭔가 분위기 전환이 급격하다고 생각했지만, 내 이야기를 재밌게 들어주는 친구가 고마웠다. 성숙한 어른을 보고 싶다는 것은 나와 친구의 공통적인 바람이었다. 앞으로 오래 살아갈 우리의 삶을 생각하면, 어떤 힘들고 이상한 일이 닥쳐도 마음 ..
-
당황하는 버릇Diary/2022 2022. 6. 1. 22:12
나는 뭔가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을 때 크게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경우가 있다. 그 당시의 부정적인 너무 크게 다가와서 감정이 너무 요동치는데, 이때 누군가 곁에 있으면 그 사람에게 위안을 받고 싶어 하고, 누군가 받아줄 사람이 없다면 찾아서 헤매게 된다. 누군가는 담담하게 넘어가는 상황도 나는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오랫동안 고민하고 생각하는 일이 잦다. 정신적으로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크다. 그래서 나보다는 덜 예민하거나 아예 신경을 잘 안 쓰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엄청 안심이 된다. 마치 나를 막아주는 방패가 돼주는 것 같다. 남들은 말을 잘하지 못해 답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는 좋다. 요즘에는 딱히 말이 많지 않은 사람이 좋아진 것 같다. 운이 좋게도, 크게 당황해서 내 감정을 마구 털어놓을..
-
머리가 아팠던 날Diary/2022 2022. 5. 17. 22:12
인터넷을 연결하는 게 일본에서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모든 과정을 해결하는 데 자꾸 전화를 해야 하고, 알지도 못한 상황들이 튀어 나고, 기다리고 하느라 일주일을 보내버렸다. 오늘 아침에는 정말 짜증이 나서 그냥 다시 한국에 가고 싶어졌다. 다른 직업이면 모르겠는데, 인터넷이 정말 중요한 직업을 해서 그런가 더 짜증이 났다. 사람 보내서 하루 만에 하면 되는 일을 도대체 몇 번 왔다 갔다 한 것일까? 주변 사람들한테도 물어보니, 인터넷이 일본에서 제일 해결하기 귀찮은 일이라고 했다. 지금 2022년인데요... 회선 사업자랑 공급자가 따로 있는지도 처음 알았다. 그런데 내가 계약한 아파트는 회선 공사가 이미 다 돼있어서 망정이지, 공사도 안됐으면 거기서도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고 한다. 공사를 하지..
-
이사 완료!Diary/2022 2022. 5. 15. 21:40
아파트를 구해 이사까지 완료했다. 호텔에 좀 더 머무르면서 천천히 준비하다가 나갈걸 살짝 후회 중이다. 막상 나와보니 준비가 안 된 것이 너무 많았다. 모든 것이 구비된 호텔에 있다가 나오니 정신이 없었다. 한국에서는 몰랐는데 여기 오니 아마존에게 무한한 감사를 하게 됐다. 매트리스를 하루 만에 배송해 주는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일본 브랜드는 물건 품질은 매우 좋지만 고르기와 배송에서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다. 준비하는데 여유가 있었다면 사용해 보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시간 제약 때문에 침대 프레임은 이케아, 매트리스는 아마존에서 해결했다. 다만 이 위에 추가하는 침구류는 일본 브랜드를 사용해 보고 있다. 무인양품과 니토리의 침구류가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것 같다. 이케아도 의외로 배송이 무지 빠르다..
-
언어보다 중요한 것Diary/2022 2022. 5. 10. 15:11
프로그래밍 언어나, 사람의 언어나 더 중요한 것은 그 언어로 표현하고자 하는 콘텐츠인 것 같다.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다음에 내가 보유한 언어로 그것을 표현하면 되는 것이다. 다만 콘텐츠 성격에 따라 언어의 적합도 정도만 차이 날 뿐인 것 같다. 모국어의 한계가 곧 외국어의 한계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어떤 분야를 A라는 언어로 배우면 관련 용어가 전부 A 언어로 내게 입력된다. 이것을 B 언어로 출력하려면, 특히 처음 하는 경우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어떠한 언어로도 배우지 않은 것은 단지 매개체를 통해 입력받거나 오랜 시간을 들여 스스로 생각해 내야 한다. 다만 후자는 너무나 비효율적인 방법이지만, 그 과정을 즐기는 사람을 딱히 말릴 생각은 없다. 한국어로 평범한 문장만 생성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