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3: Sweden L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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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험 끝!Diary/2013: Sweden Lund 2014. 3. 5. 02:52
특별히 앞당긴 재시험을 오늘 치루고 끝냈다. 요즘에 잠을 맨날 새벽에 자버릇해서 아침에 어떻게 일어나나 고민했었는데 항상 일찍 일어나야 하는 날에는 또 일어나진다. 참 신기한 인체의 신비. 별로 졸립지도 않았다. 여유가 생겨서 시간 딱 맞춰서 8시에 교수님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무실 옆 방에 빈 방에서 혼자 재시험을 치뤘다. 창 밖의 경치가 참 좋아서 문제풀다가 밖을 보면서 지나가는 사람들 보다가 문제 풀기를 반복했다. 시험 시간이 저번과 마찬가지로 5시간 이였는데 8시 부터 시작해서 11시 20분이 되서야 다 마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완벽'한 답안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는 건 다 적었다.) 사과 한 알을 혹시 몰라서 챙겨갔는데 안 가져왔으면 배고파서 큰일날 뻔 했다. 한국에서의 대학 수업은 중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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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쓰기의 어려움Diary/2013: Sweden Lund 2014. 3. 2. 22:17
생리때가 가까워지면 왜 이렇게 돈 쓰고 싶어 안달인지 모르겠다. 어제 정말 난리 부르스를 치다가 H&M에서 레깅스를 사고 그제야 진정을 할 수 있었다. (이제 치마레깅스는 거추장스러워서 싫다.) 탑샵에서도 사고 싶은걸 꾹 참느라 정말 힘들었는데, 참은 보람이 있다. 돈을 쓰기는 참 쉽다. 인터넷 쇼핑을 할 때나 상점에서 물건을 살 때나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내고 사인을 하면 끝이다. 현금은 귀찮아서 안 들고 다닌지 오래다. 체크카드보다 신용카드는 더 위험한 존재다. 일단 나가는 돈이 없으니 그냥 꽁짜로 사는 것 같다. 나중에 고지서 받아봐야 정신을 차리지. 하지만 비상시를 생각해보면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소비가 진정으로 나를 만족시켜 준 적은 몇 번일까. '진정한 돈 쓰기'를 하기란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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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험!Diary/2013: Sweden Lund 2014. 2. 23. 07:25
교수님한테 그래픽스 재시험 땡겨서 볼 수 없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허락해 주시는 쿨함을 보여주셨다. 스웨덴은 참으로 재시험에 너그러운 것 같다. 하지만 꼭 우리나라 학기 시스템이 나쁜 것 같지는 않다. 중간고사를 망치면 기말고사에서 만회할 수가 있잖아! 스웨덴은 재시험이 있지만 한 과목이 2달 정도 진행되므로 시험 범위가 엄청나시다. 어찌저찌해서 시험 범위까지 훑어는 보겠는데 완벽하게 소화를 못한게 페일의 요인이 아니였을까. (진정한 요인은 따로 있었지만) 그래도 다시 공부하는거니 처음으로 공부를 시작했을 때보다는 훨씬 낫다. 이제서야 머릿속에서 개념들이 퍼즐 맞추듯이 들어서는 것 같다. 용어들이 익숙해 지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교수님이 기회도 따로 주셨는데 하는 데 까지 열심히 해 가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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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의 무용지물Diary/2013: Sweden Lund 2014. 2. 17. 21:13
그저께 다같이 발리우드 영화 한 편을 보았다. 음 근데 제목이... 생각이 안나네... 허허 이따가 친구한테 다시 물어봐야 겠다. 인도 영화는 그 동안 몇 편 안봤지만 보고 난 뒤에 기억에는 다 잘 남아 있다. (인도 음식만큼 강력한 영향을 발휘하는 인도 영화!)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영화 '블랙'이라고 인도버전 헬런켈러 이야기 인데, 설리반 선생님이 남자 캐릭터로 바뀌었기 때문에 스토리의 감동을 더해준다. '세 얼간이'는 나빼고 다들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인도 특유의 문화와 풍습을 빼놓고 스토리 자체로만 보자면 이번에 본 영화도 딱히 새로운 것은 없었다. 혼자 볼 때라면 절대 선택하지 않을 영화에 속한다. 천재적인 예술적 감수성을 지닌 꼬마 남자아이는 불행히도 난독증을 앓고 있다. 아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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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임을 한다는 것은 낮춤도 있다는 것.Diary/2013: Sweden Lund 2014. 2. 14. 02:14
누가 보면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심정을 이 블로그에 솔직하게 써보자면, 고작 교환학생 한 학기 나온 것 뿐인데도 벌써 한국가기가 답답해진다. 친구들과 가족들, 그리고 익숙한 거리들과 음식들을 다시 접하고 학교 생활 마무리 할 생각을 하니 설레기도 하지만... 내 마음 한 구석을 이리 찝찝하게 괴롭히는게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보니 그 문제는 다름아닌 '언어'에 있었다. 한국어는 다 좋은데 너무 존댓말 / 반말 사용의 구분이 명확하다. 높임법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한국어만 평생 쓰다 죽을 때도 할 수 있을 법한 생각인데, 영어를 쓰기 시작하니 상상이상으로 더 답답하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여기와서 제일 편했던 점은 나이 안 물어봐도 된다는 점. '이름'만 알면 된다. 나이가 몇 살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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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Diary/2013: Sweden Lund 2014. 2. 11. 02:15
내가 사는 곳 쪽은 산책하기가 정말 좋다. 이제 2월로 접어들면서 룬드에도 드디어 해가 더 자주 나와주고 있다. 눈은 벌써 다 녹아서 흔적이 없다. 요 며칠 긱사에만 처박혀 있어서 몸이 근질근질해서 밖으로 나왔다. 저 갈색 건물이 내가 사는 기숙사 건물! 여기는 코리도어 형식이 아니라 원룸 아파트 건물들이 모여있다. 이건 좀 예전에 찍은 사진인데, 저녁이 되면 저렇게 붉이 밝혀진다.여기 건물들은 참 깔끔하게 건축이 잘 되었다. 내가 사는 곳도 그렇고. 서성이는 까치 두 마리. 룬드에는 까치랑 까마귀가 참 많다. 길을 쭉 다라가다 보면, 이렇게 탁 트인 공터가 나오는데 골대가 딱 두개 자리잡고 있다. 여름에 이 곳 사진을 찍어놨어야 했었는데 ㅠ.ㅠ수업이 끝나고 자전거 타고 지나갈 때 온통 초록색으로 뒤덮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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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월???Diary/2013: Sweden Lund 2014. 2. 4. 07:08
날짜가 참으로 빨리빨리 지나간다. 나중에는 얼마나 더 빨리 날들이 지나갈지 두렵다. @.@ 어제는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를 보러 다녀왔다. 다름아닌 Ellie Goulding의 공연!!! 웬만해서는 안 가려고 했는데, 가격도 6만원 정도이고 내한공연은 먼 훗날 예기 같아서 그냥 친구랑 같이 예매를 11월에 해 버렸다. 오프닝밴드 공연 보고 9시 20분 정도에 공연 시작해서 11시가 다 되어서 끝이 났다. 라이브로 모든 노래를 뛰어다니면서 다 소화하는거 보고 정말 놀라웠다. 의도치않게(?) 공연도 맨 앞에 거의 펜스 가까이에서 보게 되어서 더 믿기지 않은 공연이였다. 내 눈앞에서 바로 보다니!!!!!!!!!! 내내 꿈을 꾸다가 온 것 같았다. 마지막 곡을 Burn을 불렀는데 통기타를 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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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주룩주룩Diary/2013: Sweden Lund 2014. 1. 30. 21:06
며칠째 눈이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펑펑!! 내리는 건 아니고 흩날리는 식으로 내린다. 여기는 비도 팍팍 안오고 굉장히 얇게 내리는데 눈도 같은 하늘에서 내리는 자식 아니랄까봐 비슷하게 내린다. 어제는 옆방 사는 프리다랑 집 근처 네이션 펍에 가서 그 이름도 무시무시한 럭셔리 버거를 먹었다. 학생들 대상으로 하는 펍이기 때문에 스웨덴에서 하는 외식 치고는 상당히 싼 가격에 (55크로나)에 버거 세트를 즐길 수 있다. 처음엔 얼마나 럭셔리 하는지 보자 하고 속는셈 치고 시켰는데 정말 장난 아니게 럭셔리해서 햄버거를 손에 들고 먹는게 아니라 다 해체시킨 다음에 따로따로 즐겨야 한다. 포크와 나이프로 먹는 진지한 햄버거다. 원래 다른 사람들도 같이 오기로 했는데 늦게 오는 친구를 기다리느라 늦어졌기 때문에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