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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sla bot vs. Pepper
    Diary/2021 2021. 9. 13. 21:12


    로봇 생김새를 보고 미국과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추구하는 각기 다른 디자인 감성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테슬라 봇을 보면 HBO 드라마 웨스트 월드에 나온 델로스 연구 로봇이 떠오른다. 델로스 봇이 운동을 한 10년 동안 안 해서 근육이 다 빠지면 테슬라 봇 체형이 나올 것 같다. 페퍼는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에서 만든 로봇인데, 얼굴을 보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만화가 우스타 쿄스케가 그린 '삐리리 불어봐 재규어'에 나오는 '하미 덴토'라는 로봇이 떠오른다. 설정상으로는 분명 감정이 없는 로봇이라고 하는데, 뒤끝이 장난 아니다. 사람을 대할 때 랭킹을 나눠서 다르게 대하는데, 어떤 사람이 개(dog) 이하로 보인다고 판단이 내려지면 아예 말을 무시한다. 이렇게 어른한테는 냉정하지만, 가끔씩 파칭코 가서 큰돈을 벌어 부모님 없는 아이들에게 간식을 잔뜩 사다 주는 착한(?) 로봇이다.

    저번 주에는 회사 영어 선생님과 일본어 선생님께 테슬라 봇과 페퍼 중에 어떤 것이 더 꺼림칙한지 각각 질문을 드려봤다. 요즘 무궁무진한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가끔 이런 이상한 질문도 한다. 엔지니어가 아닌 사람을 상대로 이런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도 꽤 재밌다. 아무튼 질문 결과, 두 분 다 답변은 페퍼가 더 꺼림칙하다는 의견을 냈다. 테슬라 봇은 '그냥', 보자마자 '으악 싫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한다. 그냥 이유가 없다. 구글 글래스를 쓴 세르게이 브린을 봤을 때와 거의 비슷한 감정인 듯하다. 그렇지만 더 문제는 페퍼다. 얼굴이 귀여우니까 혹하는 마음에 방심하기 쉽게 생겨서(油断しやすい) 꺼림칙하다고 한다. 귀여워서 집에 들여다 놨는데 후회할 거 같다고 한다. 여하튼 둘 다 싫다는 의견! 로보틱스 쪽에 종사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일반인 중에 그다지 로봇에 호감을 가지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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