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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odbye to my past playground
    Diary/2021 2021. 11. 15. 21:05


    오늘 네이버 스마트 플레이스 개편 소식을 들었다. 2017년에 예전 PC 버전 개편할 때 서비스 개발에 참여했는데, 처음으로 혼자 온전히 외부 사용자 앱과 어드민 앱 마크업과 스타일 개편을 담당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때 팀장님이 내가 어떻게든 일 안 하려고 하니까, 일 시키려고 여기 보낸 것 같음.) 아무튼 이때 옛날 레거시 코드를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해서 정말 신나게 작업했다.

    이왕 하는 김에 sass 파일 디렉터리 구조를 짜임새 있게 만들고 싶어서 이런저런 자료들을 찾아봤는데, Brad Frost의 Atomic Design 글을 보게 됐다. Atom, molecule, organism, template, page 순으로 웹 디자인 시스템을 멋지게 정리했는데, 이를 마크업 구조에 적용하면 딱이겠다 싶어서 Bootstrap 라이브러리 소스를 참고해 웹 애플리케이션의 꽃인 버튼과 링크(정말 중요함)를 연습 삼아 atom으로 만들었다. 디자이너 리소스도 없던 프로젝트라 내 맘대로 xs, sm, m, lg, xlg 사이즈 딱 다섯 개만 만들어서 이것만 주야장천 재사용했다. 컬러 값 변수도 기존의 스프라이트 이미지 보고 많이 쓰인 색 중에 괜찮다 싶은 색상으로 다섯 개 뽑았다. 폰트도 옛날 옛적 브라우저 기본 폰트를 사용하고 있길래 나눔 굴림체를 기본으로 바꿨다. (스퀘어를 적용할까 고민했지만 일단 참았다.) 약관 페이지, 폼 요소, 모달, 메인 페이지 스타일을 전부 정리했다. 막바지에는 주말에도 나와서 작업했는데, 다른 개발자 분들도 나오셔서 같이 달린 기억이 난다. 정말 많이 배우고 혼자서 이 정도 규모 애플리케이션 UI 작업은 하겠구나 자신감도 생겼다. 멋지게 astrum 같은 라이브러리를 사용해 스타일 가이드도 만들고 싶었는데, 일 하느라 바빠서 잠깐 손대고 포기했다. 그래서 다음에는 꼭 다른 사람들과 함께 UI 컴포넌트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잘 모듈화 된 UI 컴포넌트가 얼마나 개발 생산성을 향상하나 직접 경험해본 소중한 기회였다.

    여기서 배운 지식으로 그다음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외부 발표도 하고, 디자인 시스템에 욕심이 생겨서 이번에 이직할 때 그 발표 자료를 영어로 바꿔서 디자이너랑 면접 볼 때 처음으로 그 사람 앞에서 영어로 내 작업에 대해 발표도 해봤다. 이전에는 나의 결정에 대해 깊게 터치하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잘하는 줄 알았는데 여기 와서 동료 개발자랑 토론하면서(근데 가끔 너무 깊게 들어가서 조금 짜증 날 때도 있는데 요즘은 다 내려놓고 차분히 들어보는 중) 아직 내가 놓치고,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도 깨달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저 당시에 내 마음대로 코드를 뒤집어엎어도 아무런 터치도 없이 그냥 approve 해주신 옆자리 개발자 분들께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든다. 사실 스타일 다른 사람 만나면, 이건 너무 과하다고 그냥 있는 거에서 수정만 하자고 보수적으로 가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 분들이 틀렸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저 당시의 나는 그런 포용력이 없었기 때문에, 반대로 미성숙했던 나를 포용해 주신 분들을 만난 것에 참 감사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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