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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주일 간의 한국 방문
    Diary/2023 2023. 5. 1. 09:13

    동아리 선배 결혼식을 빌미로 저번주에 한국에 와서 1주일 동안 잘 머물다가 떠난다. 때마침 미세 먼지도 많이 물러간 상태라 정말 보고 싶었던 사람들이랑 좋은 시간을 보내고 간다. 선배 결혼식에서 오랜만에 반가운 동아리 동기들 얼굴 봐서 좋았다. 다들 잘 지내고 있었다. 이제 하나둘 씩 결혼을 하나보다! 외국 생활을 시작하고 나니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 예전보다는 공감을 더 할 수 있게 됐다. 부모님으로부터 완전히 물리적/심리적 독립을 하고 나니 원가족에서 독립해 내 가족을 꾸린다는 것이 뭔지 더 알 것 같다. 한국에서는 직장생활을 부모님 가까이서 했기도 했고, 여러 요인 때문에 가족에 너무 묶인 생활을 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게도 다르게 행동할 선택권이 충분히 있었는데, 그런 선택지가 있다는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한국에서 맺은 모든 관계에서 떨어져서 지내다 보니 느낀 것이 하나 있다. 내가 생각보다 의존적인 성격이라는 것을... 혼자 떨어져 이런저런 잡다한 일을 스스로 처리하면서 그런 성격을 조금씩 고쳐나가고 있다. 일단 혼자서 떳떳한 사람이 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한국에서는 대학교 졸업 이후에 계속 업무 관련 공부를 했는데, 여기서는 그런 것은 조금만 하고 나 스스로의 독립성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안 좋았던 기억들은 모두 상대편에서 다가오는 것에 대해 내가 반응했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다. 작용/반작용의 법칙이 여기에도 적용이 되는 것 같다. 작용을 무시하면 반작용할 것도 없다. 이를 깨닫고 나니 마음이 너무 편하다.

    이제 홍콩에 잠시 머물렀다가 골든 위크가 한참인 일본으로 곧 다시 돌아갈 예정이다. 한 번도 홍콩에 가본 적이 없었는데, 친구가 오랜만에 가족을 보러 간다고 해서 좋은 기회라 생각해 잠시 방문하기로 했다. 이런 골든 타임(?)을 놓치면 생애 한 번도 안 가볼 곳들이 참 많은 것 같다. 특히 중화권은 내가 그쪽 언어를 아예 못하기 때문에 여행에 친구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상하게 일본이나 영미권/유럽처럼 내가 스스로 가볼 호기심은 생기지 않지만, 친구들이랑 같이 노는 겸 짧게 가는 것은 괜찮다.

    친한 대학교 선배 언니는 베이징에서 1년 동안 교환학생 생활을 하면서 너무 재밌게 지낼 정도로 중국이랑 잘 맞는다. 나는 상하이 친구 집에 3박 4일 정도 머무른 적이 있는데, 그 이상은 별로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홍콩도 왠지 비슷할 것 같은데, 일단 가서 느껴보려고 한다. 이렇게 보면 같은 한국 사람이어도 성격 따라서 맞는 국가가 다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예전에 회사 동기 오빠한테 성격 검사를 해서 국적 선택권을 준다면 너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정말 특이한 애라고 속으로 생각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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