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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시험 끝!
    Diary/2013: Sweden Lund 2014. 3. 5. 02:52

      특별히 앞당긴 재시험을 오늘 치루고 끝냈다. 요즘에 잠을 맨날 새벽에 자버릇해서 아침에 어떻게 일어나나 고민했었는데 항상 일찍 일어나야 하는 날에는 또 일어나진다. 참 신기한 인체의 신비. 별로 졸립지도 않았다. 여유가 생겨서 시간 딱 맞춰서 8시에 교수님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무실 옆 방에 빈 방에서 혼자 재시험을 치뤘다. 창 밖의 경치가 참 좋아서 문제풀다가 밖을 보면서 지나가는 사람들 보다가 문제 풀기를 반복했다. 


      시험 시간이 저번과 마찬가지로 5시간 이였는데 8시 부터 시작해서 11시 20분이 되서야 다 마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완벽'한 답안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는 건 다 적었다.) 사과 한 알을 혹시 몰라서 챙겨갔는데 안 가져왔으면 배고파서 큰일날 뻔 했다. 한국에서의 대학 수업은 중간, 기말 또 그 사이에 시험도 있어서 범위를 나눠서 보기 때문에 수월했었는데, 여기서는 2개월 안에 과목을 끝내고, 시험도 마지막에 보니까 범위가 상당하다. 평소에 해놨으면 수월했을텐데 애들이랑 신나게 노느라 고렇게는 못했다. 하지만 후회는 안한다! 다 내가 선택하고 공부도 대충 한 거니까. 안했으니 당연히 점수가 낮고, 재시험을 봤다. 음, 너무 당당해서 뻔뻔하다.


      교수님이 친히 연필깎기랑 여분의 샤프랑 샤프심도 가져다 주시면서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라도 부르라고 해서 참 황송했다. 이렇게까지 안해주셔도 되는데... 수업시간에 졸은 적이 꽤 있어서 갑자기 교수님께 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시험을 마치고, 중앙도서관에 들려서 미리 사둔 스톡홀름가는 기차표를 인쇄했다. 다음주에 스톡홀름과 웁살라를 갈 예정이다. 우메오도 가고 싶었는데 그러면 엄청난 예산 초과를 하기 때문에 그냥 포기했다. 고3친구가 웁살라 대학에서 교환학생을 해서 친구를 만난다! 오랜만에 한국어를 입 밖으로 꺼낼 수 있겠다. 돌아오는 날에는 스톡홀름에서 야간 기차를 타고 룬드로 온다. 난생 처음 타보는 야간 기차라서 괜히 설렌다. 베를린 다녀올 때 야간 버스를 탔으니 이제 기차를 탈 차례다. 버스보다는 훨씬 편하겠지 ㅠㅠ 버스는 너무 건조해서 고생했다.


     은행 계좌도 닫으려고 했으나 여권을 놓고 온 바람에 하지 못했다. 가기 전에 꼭 닫고 가야하는데. 내일 당장 가야겠다. 여권 빼먹지 말기!! 꼭!! 아 이제 룬드에서 생활이 얼마 안남았는데 실감이 나지 않는다. 친구들 가면서 '나는 언제가려나'했는데 이제 내 차례가 드디어 다가오고 있다. 떠나는 날의 기분은 어떨까? 집에 간다는 사실에 설렐까 아니면 여기 친구들과 헤어지니 울려나? 그런데 어딜가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니까 별로 울 일도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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