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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식해서 고쳐야 하는 것
    Diary/2021 2021. 7. 6. 12:01

    팀으로 일할 때는 내가 직접 코드를 작성해야 뭔가를 만들어 내는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물론 저 연차에는 위에서 일을 시키는 것도 있고, 아직 일이 익숙하지 않아서 많이 작성해야 하지만 3년 차 정도 지났을 때도 이러고 있으면 팀으로 일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한 실수 중에 하나는 3년 차 때 밑에 신입 분을 한 분 멘티로 받게 되었는데 그분의 코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내가 처음부터 다시 작성한 일이었다.

    물론 그분이 성격이 너무 좋으셔서 내가 그렇게 한 것도 감사하다고 잘 보고 배우겠다고 하셨지만, 선임님이 그런 식으로 가이드하면 안 된다고 하신 기억이 난다. 그런 행동을 반복한다면 속은 편하겠지만 내 몸과 마음이 남아나지 않고 협업이 힘들어질 거라는 식의 조언을 주셨다. 그리고 기본 프로젝트 구조만 잘 짜면 나머지는 패턴의 반복이기 때문에 그 바운더리 안에서 코드가 '내 기준으로' 좀 엉망으로 짜지더라도 모듈화가 잘 되었더라면 생각보다 큰일은 안 난다. 그리고 맘에 안 들면 나중에 얼마든지 내 시간 남을 때 그 모듈만 도려내서 깔끔하게 리팩터링 하면 된다. 리팩터링 하지 않고 넘어갈 정도면 애초에 그렇게 중요한 코드도 아니라는 이야기고. 이런 황금 카드가 있으니 이제는 더 이상 내 기준에 이상한 부분을 보더라도 속으로 울컥하지 않게 되었다.

    코드 리뷰를 통해서 옳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유한 말로 이끌어 주는 능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예전에는 내 뜻대로 안 되면 좀 답답한 기분이 들었는데, 요새는 아무 감정도 안 든다. 감정이 없어지고 있어서 다행이다. 감정을 써야 할 때가 있고, 아닐 때가 있는데 코드를 다룰 때에는 별로 필요 없어 보인다. (반대로 디자이너와 브레인스토밍 할 때는 좀 많이 필요하다.) 요즘 심리학 책을 몇 권 읽어서, 다른 사람이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거리를 두고"(휘둘리면 안 된다 ㅠㅠ) 공감하는 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코드 리뷰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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