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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야 하는 이유
    Diary 2021. 12. 5. 17:11

    저번 직장에서도 그렇고, 여기서도 그렇고 한쪽 이야기만 듣고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경험을 겪었다. 처음에는 회사 사람들이 하는 말은 다 옳을 것이라는 아주 말도 안 되고 순진한 전제를 가지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아무런 필터링 없이 들었다. 그래서 험담의 대상은 나에게 잘못한 일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뒷담 하는 사람들을 따라 하게 됐다. 학교 다닐 때에는 사실 이런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나, 이런 이야기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나 둘 다 별로 관심이 없었다. 어차피 1년마다 학년이 바뀌기 때문에 그 시간에 친한 친구들이랑 시시덕 대면서 놀기에도 바빴기 때문이다.

    그런데 회사는 이와는 다르게 이직이나 조직 개편이 없는 이상 주변인이 잘 바뀌지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과 경험이 전혀 없어서 같은 구성원들의 말을 적당히 걸러 들어야 한다는 생각 역시 전무했다. 직접적인 험담 대상과의 교류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주위 사람들의 의견에 동조하게 되면 팀 분위기가 별로 안 좋게 흘러가는 것 같다. 부정적인 기운은 전염력과 전파력이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직장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조직 특성상 한 팀 사람들끼리도 몇몇 씩 작은 그룹을 이뤄서 협력사의 아예 다른 사람들과 일을 하기 때문에 모두가 까야할 공통의 대상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것도 그렇고 나는 워낙 담당 서비스도 자주 바뀌었고 파견도 가느라 후반부 가서는 원래 부서보다 파견 간 부서에 더 익숙해진 상황이었다. 게다가 그 부서분들과는 뒷담을 나누는 사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편하게 다녔던 것 같다.

    이번에도 재택근무를 하면서 팀 내에 그런 조짐이 보였다. 처음에는 그 사람 말만 듣고 아~ 뭔가 이 사람이 옳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을 잘못하고 있는 건가? 싶었는데, 딱히 그런 건 아니었다. 누가 옳고 틀리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강력하게 혼자서 자기의 주장을 밀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듣고 보니 동조해줘야 할 필요성은 없는 거 같아서 그냥 대충대충 들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웃긴 건 이 사람이 싫어하는 사람과도 혹시나 해서 대화를 많이 나눠봤는데, 내가 보기에는 딱히 싫어할 것도 없이 일만 잘하는 사람이었다.

    보통 험담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처한 상황을 생각한 것보다 과장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제삼자의 입장에서 보면 '저게 저렇게 화낼만한 일이라고?' 하는 것들에 일일이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뇌의 사고 회로가 그런 예민한 반응에 익숙해져서 아예 습관이 된 것 같다. 이런 사람들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스킬이 필요하다. 남에 대한 예민함을 버리는 것이다. 예민함은 일할 때 가지는 것이지 쓸데없이 꼬투리 잡는 데 써야 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즐겁게 대화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제는 좀 더 이 사람에 대해 알아본 후에 마음을 완전히 열어도 되지 않나 생각한다. 그리고 험담 대상이 되는 사람이 내가 보기에는 괜찮은 거 같으면 먼저 다가가서 대화를 해보는 것도 판단을 내리기에 좋은 방법이다. 이야기를 나눠보면 보통 험담하는 사람의 열등감, 자격지심, 능력과 현실 인식 및 체력 부족 등이 험담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다. 그러니까 결론은 입을 닫고 운동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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