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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기시감Diary/2021 2021. 5. 31. 09:59
2014년의 우울감이 저번 주에 다시 스멀스멀 올라오려고 했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그동안 공부한 것들을 토대로 다행히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침착하게 감정을 내보낼 수 있었다. 사실 사건이 일어났던 부서는 내가 일했던 부서의 옆 부서이다.
기사에 나오는 "출근하지 않는 ㄴ"씨에 대한 소문을 이미 익히 들은 터라 퇴사하기 전에 "언젠가는 뭔가 터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기는 했다. 하지만 너무 오지랖이라 생각했고, 이미 퇴사자도 많고 한동안 시끌벅적하다가 잠잠한 거 같기도 해서 "이제 좀 나아졌나?"라는 생각도 들어 그런 생각을 접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97136.html
웬걸... 위의 기사를 보니 내 가슴이 다 철렁했다. 돌아가신 ㄱ씨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얼마나 무력감과 모멸감을 겪었을까? 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만약 나에게 그런 일이 닥친다면?
한국은 누군가 죽어야 움직이고 죽어야 관심을 갖는 나라가 되어버린 것 같다. (이미 된 지 오래인데 내가 늦게 깨달은 것인지도 모른다.) 회사 경영진들은 개발자 구하기 힘들어서 난리라고 한다. 어디서 새로 데려올 생각 하기 전에 이미 데리고 있는 사람들이나 잘 케어했으면 좋겠다. 아니면 일선에서 책임지고 물러나는 문화라도 좀 더 정착하기를 바란다. 항상 느낀 거지만, 자기 것을 지키는 것은 노골적으로 하면서 아랫사람들에게는 일말의 가식적인 예의도 보이지 않는 분들이 참 많다. (물론 주어는 없다. 상상의 자유!)
사람이 참 많이 죽는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