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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개발자 인터뷰 방식을 요구하는 사람들DEV 2021. 7. 14. 12:07
한동안 이직 인터뷰에서 한 번을 제외하고 많은 물을 먹어서 "내가 개발자로 일 해도 되는 건가?" 하고 많은 의문과 자괴감이 들었었다. 나는 어디 가서 인터뷰도 통과 못하는데 왜 사람들은 업무를 나보고 잘한다고 그러지? 나 너무 거짓말쟁이 아닌가? 나 이럴 거면 업무 열심히 하지 말고 코딩 인터뷰 준비나 하면서 설렁설렁 회사 다녀야 하는 거 아니야? 그래서 심지어 자격증이 있어서 다시는 이런 면접용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전문직 친구들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아, 이제 어떡하지? 알고 보니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해외에도 많이 있었다.
Netflix를 거쳐 Facebook에서 일하고 있는 Lauren Tan이라는 친구가 있다. Dan Abramov랑 리액트 서버 컴포넌트에 대해 같이 발표를 한 사람이다. 2017년 3월 15일에 그녀의 트윗에서 "화이트보드 코딩 인터뷰" 안 하는 곳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는 질문에서 'hiring-without-whiteboards'라는 저장소가 탄생했다. 다른 엔지니어들도 자기가 실제로 업무를 하면서 이러한 CS 지식들은 머리에 담아 두지 않고 매번 구글링을 한다며 고백하는 트윗도 줄줄이 이어졌다.
이번에 WP 인터뷰는 1:1로 6회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전부 통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의 약점인 'N명의 사람이 나를 보고 있는 와중에 IDE 말고 화이트보드나 Google Docs 같은 곳에서 코딩을 하라는 형식의 인터뷰 혹은 내가 어디서 대답 못하는지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는 인터뷰'가 없었기 때문이다. 과제를 내주었고, 그거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밀도 높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코딩 인터뷰도 있긴 했는데, 면접관과 페어 프로그래밍하는 형식이었다. 내가 살짝 막히는 기미가 보이면 나를 빤히 보면서 기다리는 게 아니라 친근한 분위기로 답을 유도하는 말을 건네주었다. 그래서 다 끝낼 수 있었다.
"아, 여기는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그런 사람들을 뽑는구나."하고 느꼈다. 단순한 지식 경쟁의 장, 혹은 이미 정답이 갖춰졌고 나는 평가할 테니 너는 대답이나 해 하는 형식이 아니라 정말 사람과 사람 간의 대화가 이루어져서 당장이라도 뭔가를 만들어 내고 싶은 인터뷰가 좋다. WP 인터뷰를 다 붙은 덕분에 나는 그동안 불안했던 내 마음을 위로받았다. 아마 나는 내가 약한 유형의 면접을 치르는 회사에 결코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그들도 나를 원하지 않고 나도 그들을 원하지 않으니 괜찮다.
https://theoutline.com/post/1256/finding-a-better-alternative-to-the-whiteboard-interview
https://medium.com/@evnowandforever/f-you-i-quit-hiring-is-broken-bb8f3a48d324#.zfpytc4hx
https://github.com/poteto/hiring-without-whiteboards
https://techbeacon.com/app-dev-testing/developer-shortage-or-time-rethink-technical-interview
https://blog.interviewing.io/you-cant-fix-diversity-in-tech-without-fixing-the-technical-inter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