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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발자가 갖추어야 할 9가지 기술
    DEV 2022. 1. 4. 18:23

    개발자 커리어에 대한 좋은 영상. 21분쯤에 보면 개발자를 What / Why / How / What If? 의 4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하신다. 뭘 만들지 얘기하는 사람이 "What", 근데 왜 하냐고 딴지 거는 사람들이 "Why", 어떻게 할 것인지 기술적인 측면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How", 그리고 엉뚱하게 딴 거 만들자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What If?"에 속한다. 나는 Why는 좀 약하고 What / How / What If를 다 갖췄는데 "What If"식의 작업을 제일 좋아한다.

    영상에서 Why 형의 개발자가 미국에 엄청 많다고 하는데 나랑 같이 일하는 미국분이 딱 이런 사람이다. 이런 유형이 팀에 있어야 기존에 존재하는 프로덕트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새롭게 접근하는 것이 가능한 것 같다. 작년 초반에 이직하고 3개월쯤 됐을 때 질문 감당하기 좀 힘들었는데 이제는 좀 적응됐다. 이 분의 질문을 보면서 비판적 사고를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배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사람으로만 가득 차면 입 코딩하는 사람들만 너무 많아져서 결과물이 안 나오거나, 나오더라도 퀄리티가 떨어진다. 일단 뭐 하자고 하면 "근데 왜 하는 거야? 이거 꼭 해야 해?"를 먼저 물어본다. 그런데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경우도 있고, 귀찮아서 그냥 삐딱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본인 판단 하에 분위기 잘 파악해서 대답해야 한다. 전자의 경우에는 감정을 배제하고 이성만 가지고 차근차근 대화를 주고받아야 하고, 후자의 경우에는 좀 더 단호하게 의견을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 누가 봐도 해야 하는데 그냥 물어보는 걸 수도 있다. 이럴 때 말로 해결하려고 하면 나만 진 빠지니까 주의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연습이 많이 안된 상태라 작년까지 좀 힘들었는데 이제는 잘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 항상 "누구나 말로는 하루 만에 만리장성도 쌓고 화성에 갈 수도 있다. 반대로 안 되는 이유 수백 가지 찾는 것도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사업체가 아닌 이상 나는 언제까지나 돈을 받고 고객을 만족시켜야 하는 입장이다. 싫으면 나가서 사업체 차리던가."라는 생각을 하고 대화해야 한다. (오 나 왠지 이제 북미 가서 일해도 될 것 같다!)

    같이 일할 때 장점은 내가 "What If?" 유형으로 가끔 이상한 아이디어를 막 던지면 정말 진지하게 같이 아이디어를 검토해준다는 것이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 다를 확실하게 말해줘서 좋다. "하, 이거는 생각 못했겠지?" 이러면서 제안하면 "오 참신한데! 근데 딱히 쓸모는 없을 거 같아. 그렇지만 여기서 이렇게 고쳐본다면 어떨까?" 식의 대화가 오간다. 같이 일 하는 "Why"형 사람이 이런 식으로 유도를 해준다면 그 사람과는 일할만 하다. 그리고 이렇게 까다로운 사람들이 "와 너무 좋다! 도입하자"라고 해주면 그때 기분이 참 뿌듯하다. 이렇게 생각하니 "Why?"와 "What If"는 잘 맞는 것 같다. "What"이랑 "Why"는 궁합이 별로 안 좋다. 둘이 대화하는 거 보고 있으면 데드락 걸린 것 같아서 일이 진도가 안 나간다.

    그리고 24분쯤에 보면 여러 가지 개발 관련 역할에 대해 설명해 주시는데, 지난 경험을 되돌아보면 생각보다 FE 개발자가 기술적인 Producer의 역할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인프라 관리자, BE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등등 다양한 직군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도무지 어디 콕 박혀서 숨어 있을 수가 없다. 그동안 내가 참여한 개발자 교육 프로그램을 되돌아보면(회사 인턴, 외부 교육, 부트 캠프 등등) 개발자의 의사소통에 대해 설명해 주는 시간이 없었다. 지인 중에 개발자 신입 시절, 기술적인 부분은 정말 좋아하는데 타직군 사람들과 의사소통하고 일정 조율하다가 열 받아서 개발자 일을 그만두신 분이 있었다. 실제 개발자 일상은 학생 때 상상했던 것과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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