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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룬드 도착! 8월 19일부터 지금까지
    Diary/2013: Sweden Lund 2013. 8. 21. 15:07

     19일에 아빠차를 타고 인천공항에 가서 상하이 푸동공항 행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 타기 직전에 핸드폰 장기정지 신청을 아슬아슬하게 마쳤다. 서류를 팩스로 보내달랬는데 그럴 상황이 아니라서 다른 방법이 없냐고 물었더니 친절한 상담원 언니가 자기 메일주소를 알려주며 자기가 대신 팩스 해주겠다고 여기로 보내라 해서 비행기 탑승 10분전에 정지신청을 마쳤다. 언니 고마워요~ 

     출발 일주일 전에 알바를 마치고 가기전에 친구들 만나러 이곳저곳 돌아다녔는데 다들 하는 말이 나보고 내일모레 출국인 상황이 아닌거 같다고 했다. 실감이 안나서 그런것 같다. 1년 시간이 금방 갈 것 같기도 하고. 막상 여기 오니까 한국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 그립다. 흐규흐규 기숙사 룸메도 없는 일인실이라서 더 그런것 같다. 내가 사는 기숙사는 Vildanden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corridor 형식이라 방은 1인 1실이고 주방과 거실만 공유하는 형태다. 그런데 주방과 거실의 상태가 조금 에러다. 더러워 ㅠ.ㅠ..... 청소해 주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생긴다. 나중에 여기 기숙사에서 친구가 생기면 청소하자고 꼬셔봐야지. 지금 아직 학기가 시작된게 아니라 그런지 사람들이 코빼기도 안보인다. 어제 남자 한 명이 방에서 나와서 옆방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긴 했는데 말걸기가 좀 그래서 그냥 나도 방에 들어갔다. 빨리 친구를 사귀고 싶다. 같이 룬드에 온 사람들도 없었으면 정말 외로워서 슬펐을 거다. 흑흑

     인천공항에서 아빠랑 마지막 한식 만찬을 마치고 작별인사를 하고 아시아나 비행기에 올랐다. 2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푸동공항에 내렸는데 내리기 전부터 스칸디나비아 항공 이용하실 분들은 시간이 촉박하니 서둘러달라는 방송이 나오기에 마음이 급해졌다. 안그래도 긴장되는데... 승무원 언니한테 물어보니 아시아나 직원이 공항에서 안내해 줄거라고 어서 가서 짐부터 찾으라 했다. 헝 이놈의 푸동공항 엄청나게 넓다. 땀 뻘뻘나게 입국심사 받고 짐 찾고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서 출국심사 받고...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내 옆에 탔던 분이 내 사정을 아셨는지 중국 아시아나 직원에게 나를 데려다 주셔서 그나마 마음을 다스릴 수 있었다. 그렇게 모든 과정을 마치고 나니 중국 시각으로 오후 한시 쯤이 되었다. 탑승 시간은 1시 30분이니 아직 넉넉하게 남아서 앉아서 조금 여유를 가졌다. 스칸디나비아 항공(SAS)는 북유럽 회사이니 만큼 승무원들이 거의 다 북유럽 사람들이여서 신기했다. 

     기내에서 내 옆자리에 앉은 분과 친해져서 그나마 덜 심심했다. 핸드폰 문자창에 말을 써서 보여주시는데 알고 보니 청각장애인이셨다. 나도 핸드폰 꺼내서 같이 문자로 대화했다. 그 분은 덴마크에 입양된 한국인 친구를 만나러 가신다고 하셨다. 나중에 공항에 내려서 페이스북 교환하고 사진도 한장 찍었는데 코펜하겐 중앙역까지 차로 데려다준다고 하셨으나 내 이민가방이 커가지고 너무 미안했고 또 한편으로는 너무 초면인데 이런 제안까지 덥썩 받아들이기에는 뭔가 망설여졌다. 그래서 코펜하겐 공항에 도착해서 짐 찾고 악수하고 헤어졌다.

     코펜하겐 공항에서 중앙역까지 가는길을 엄청나게 헤맸다. Metro라 해서 지하철타는데 인줄알고 갔다가 아니라고 해서 엘리베이터 타고 밑에까지 갔다가 기차가 오길래 아닌가 보다 해서 다시 위로 올라갔다가 지나가던 할머니께 물어보고... ㅠㅠㅠ 결국 제대로 기차를 타고 갈 수 있었다. 도착은 7시 반에 했는데 기차타고 코펜하겐 중앙역에 오니 어느덧 시간이 8시 30분... 다행히 해가 늦게동안 지지 않아서 주변이 어둡지 않았다. 그래도 주위 사람들이 이민가방이랑 캐리어 끌고 다니는 내 모습이 불쌍했는지 기차타고 내릴 때, 호텔 들어갈 때 이민가방 드는 것을 도와줘서 너무 고마웠다. 호텔까지 가는 길도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매우 쉬웠는데 그때는 초행길이라서 한 세번은 물어본 것 같다. 모두들 흔쾌히 안내해 줘서 너무 고마웠다. 흑흑..

     내가 묵은 호텔은 Hotel Loeven이라는 곳이었다. 1층에서 체크인을 한다는데 들어가는 것도 고생했다. 벨을 눌러야 문을 열어주는데 나는 멍청하게 문이 그냥 안열리니 빙빙 돌다가 한 아주머니가 벨 눌러야 한다고 알려주셔서 드디어 들어가게 됬다. 아저씨한테 키받고 숙소 문 따려 하는데 또 안열린다..... 하....항ㅎㄴ엏;ㅣㅏㅓㅎㅁ 그래서 일층가서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끝까지 왼쪽으로 돌려야 한단다. 안된다고 하니까 먼저 가 있으란다. 자기가 가서 시범을 보여주겠다고. 그래서 먼저 빨리 올라가서 돌려봤는데 왠걸 열렸다. 문이!!! 그래서 황급히 또 뛰어가서 엘리베이터 타고 온 아저씨가 내리기 전에 열었다고 말했다.

     호텔 방은 혼자 하룻밤 자기에 정말 아담하고 깨끗했다. 몇분간 침대 시트와 씨름하고 드디어 자리에 누웠는데 비행기에서 엄청나게 잤음에도 불구하고 또 쓰러져 잤다. 호텔 와이파이가 빵빵해서 한국 친구들과 카톡 몇번하다가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새벽 일찍 눈이 떠져서 귀찮아서 안 감으려 했던 머리도 감고 (간지러워서 참을 수가 없엉) 다시 짐 챙겨서 코펜하겐 중앙역으로! 중앙역에서 물 한 병 사고 룬드(Lund C)행 기차표를 사고 안내센터에 있는 역무원한테 룬드행 기차 탈려면 몇 번 트랙에 가야 하냐고 물어보고... 참 많은 일을 했다. 그렇게 6번 트랙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중국인 가족들이 나보고 예테보리?(아마도) 이곳에 가려면 몇번 트랙에서 타야 하냐고 물어본다. 왜 나한테... 나도 초행인데 ㅠㅠ 다행히 아까 역무원 직원이 이 기차가 거기까지 간다고 했던 말이 떠올라서 알려줬더니 연신 고맙다고 했다. 하하하하 그렇게 기차를 타고 룬드로 출발!

     코펜하겐 공항을 다시 지났는데 거기까지는 아무 문제 없이 갔는데 알고보니 내가 처음에 앉았던 자리가 1등석이란다. 어쩐지 1 klass라고 써있더라. ㅋㅋㅋ 공항까지는 직원이 표 검사를 안하는거 같았다. 그렇게 2등석으로 쫓겨나고 몇십분을 더 가서 9시 30분쯤에 룬드 중앙역에 도착했다. C가 central을 의미하는 걸까? 아마 그렇지 않을까. 중앙역에 내리니 Lund 대학에서 나온 International Mentor들이 파란색 반팔 티셔츠를 입고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한 남자사람 학생이 내 짐 끄는걸 도와줬는데 처음에 작은 캐리어를 끌어주려고 하니까 옆에 있던 다른 남자학생이 야 니가 큰거 들어야지 임마해가지고 ㅋㅋㅋ 내 이민가방을 끌어주었다. 중앙역에서 학생들이 미니밴을 운전해서 AF Building까지 안내해준다. 정말 편하게 잘 갔다. 그런데 Lund가 워낙 작아서 혼자 갈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초행길이라 많이 걱정했는데 학생들이 다들 이렇게 선뜻 도와주니까 정말 안심이 되었다. AF Building에서 내려서 1층에 짐을 맡기고 기숙사 열쇠와 LTH coordinator를 만나 체크인을 했다. Welcome Package라고 학교에서 여러가지 안내서랑 물병이랑 유심칩도 주었는데 나는 아이폰5라서 나노심이 필요했기 때문에 Telia 스토어에 가서 나노심으로 바꿔끼워야 하는 수고를 해야 했다. 흫ㄱ흑 ㅠㅠ 

     기숙사 열쇠를 받고 건물 밖에서 기숙사까지 셔틀 서비스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신문 기자가 나한테 와서 인터뷰랑 사진좀 찍어도 되냐고 물었다. 짧은 영어로 인터뷰하고 내 빨간 캐리어랑 빨간 땡땡이 이민가방이랑 벤치에 혼자 외롭게 앉아있는 사진을 몇 장 찍고 갔다. 나중에 와서 몇장 더 찍어도 되냐고 물었길래 찍으쇼 했다. 내 가방들의 색감이 아주 맘에 들었나 보다. 아니면 내가 정말 이방인 처럼 보였거나. ㅋㅋㅋ 아무튼 십분 정도 기다리다가 Vildanden까지 차를 타고 갔다. Mentor들이 내 방문 앞까지 데려다 주고 다시 돌아갔다. 허엉 방에 아무도 없고 혼자 지내기엔 너무 넓다. 나는 비좁은 방이 체질에 맞나 보다. (뭔소리) 

     짐 이것저것 정리 대충 해놓고 인터넷 연결을 해보니까 된다! 아빠한테 도착잘했다고 메일 보내고 페이스북 뒤적뒤적 보다가 정신차리고 어서 나노심 사러 Telia로 향했다. 나를 데려다 준 멘토가 Telia는 룬드 중앙역 근처에 있다고 지도에서 위치도 대충 알려줬는데 정말 그 친구가 말해줬던 위치 근처에 있었다. Vildanden에서 그냥 쭉~ 걷다 보면 중앙역이 나오고 중앙역 근처에 가게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 있는데 그 곳을 지나다 보니 Telia의 보라색 간판이 눈에 띈다. 가서 번호표 받고 기다리다가 직원한테 설명해서 나노심 선불로 하나 구입하고 (199kr 짜리) 먼저 온 언니한테 카톡을 해봤더니 언니가 지금 Welcome Party 티켓을 사려고 한시간동안 줄섰다가 마침내 살 차례가 되었는데 빨리 와서 같이 사자고 해서 뛰어갔다. 허겁지겁 뛰어가서 파티 티켓이랑 이케아 가는 티켓(총 130kr) 사고 은행가서 계좌 개설하고, 케밥으로 늦은 점심 때우고 (케밥이 엄청나게 커서 다음 부터는 한 개 사서 두명이 나눠먹기로), 마트에 가서 휴지랑 전구를 샀다. 전구 처음으로 껴봤는데 대충 방에서 크기를 보고 나오길 잘했다. 감으로 하나 샀더니 딱 맞는다. 그냥 돌려서 끼웠더니 켜지네? 참 쉽죠? 아 맞다. 침대 시트랑 베개도 하나 (총 150kr) 샀다. 갈색으로 샀더니 한국에서 가져온 이불 색이랑 딱 맞아서 보기 좋다. 뿌듯뿌듯.

     언니랑 헤어지고 집까지 걸어와서 여전히 조용하고 아무도 없는 것 같은 복도를 지나 방에 들어와서 그대로 뻗었다. (는 아니고 침대랑 짐 좀 정리한 다음에) 이민 가방 끌고 돌아다니는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집에 돌아갈 때는 이것 보다는 덜 헤매고 덜 돌아다니겠지라는 위안을 하며 조금만 자고 일어나야지 하고 마음 먹고 눈을 감았는데 잠시 잠에서 깨니 12시였다. 이닦고 세수하고 다시 잤다. 일어나니 21일의 새벽이 시작되고 있었다. 오늘은 LU Accommodation 사무실에 가서 Inspection Report 제출하고 General Information Meeting 참석하고 SUSA 코스 첫 번째 수업을 들으러 간다. 바쁘다 바빠 @.@

     아직 친한 사람은 없지만 너무 급하게 마음 먹지도 말고 오바하지도 말고 그냥 한국에서 사는 것처럼 차분하게(?) 잘 살다 무사히 돌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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